"다가오는 위기" - 고정자산투자(FAI) 중심 중국 경제성장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앤디 시에의 명쾌한 칼럼 전문번역

중국 경제의 문제점과 위기 가능성에 대한 앤디 시에[각주:1]의 칼럼. 읽다보니 이 사람처럼 글을 이렇게 깔끔하게 잘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 전문을 한글로 옮겨보게 되었다. 


다가오는 위기 

앤디 시에

(원문 : http://english.caixin.com/2013-02-19/100492235.html)


1월달 은행대출과 통화공급이 급증했다. 춘절의 영향으로 통계가 왜곡됐을 수는 있으나, 지방정부의 수장들이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정자산투자라는 전통적인 트릭이 지방정부 수입 확대의 주요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이미 매우 높은 부채 부담을 안고 있다. 고정자산투자(대개 부동산 개발사업)를 확대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신규 차입을 일으켜 유동성을 확보하게 해준다. 새로운 부채를 일으켜 과거의 부채를 갚아나가는 것은 전형적인 피라미드 구조로 오직 은행들이 계속해서 차입을 일으켜 줄 수 있을 때까지만 쓸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제 그 한계가 슬슬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고정자산투자를 지탱해 온 것은 WTO가입과 인구구조라는 2가지 요소였다. 경제 내에 아직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생산투입요소(유휴 노동력이나 천연자원)이 많을 때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자체의 수익성이 나쁘다고 하더라도 경제 전체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신규 프로젝트가 새로운 소득을 만들어 내고 이것이 은행의 예금을 증가시켜 손실을 내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지원하는 신규 대출이 재원이 되면 문제될 것이 없다. 지난 20년간 중국은 이러한 선순환 구조 위에 있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려는 막대한 자금들이 해외로부터 쏟아져 들어왔다. 풍부한 유동성 위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출 국가가 됐고 수출 확대는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위완화 강세를 지속시켰다. 수출을 통해 풍부해진 한층 더 유동성은 고정자산투자를 더욱 촉진했고 이는 생산능력의 확대와 더욱더 빠른 수출 증가로 연결되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동력인 유동성-투자확대-수출증가-다시 유동성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는 2가지 전제조건 하에서만 성립된다. 1)경제내에서 유휴 생산요소가 남아 있을 것, 2)중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탄탄할 것. 최근 몇 년간 이 선순환 구조에 위기가 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중국 수출 증가에 지속적인 제약요인을 만들었다. 선진국의 소비 기반은 붕괴됐고 중국의 수출품에 대한 끝없는 수요는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다. 또 공급 측면에서 5년전부터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0년간 지속된 산아제한 정책과 대학교육의 확대, 1950-1975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등의 영향으로 블루컬러 노동력은 감소추세에 있다. 국가통계국은 2012년 사상 최초로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유휴 생산요소가 고갈되면서 물가는 오른다. 생산시설의 과잉으로 인해 작년 생산자물가지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지수는 올랐고 2013년에도 그 상승세는 꺾일 것 같지 않다. 통화 공급은 잠재성장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과도한 통화공급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5년간 고정자산투자의 증가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사회의 부담(암무적인 조세)에 의해 지탱되었다. 인플레이션은 높은데 정부가 은행 금리를 통제하면서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했고 은행 예금에 돈을 넣은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사회적인 비용을 분담했다. 이 비용은 수익성이 좋지 않은 투자프로젝트로 흘러들어갔다. 또, 전체 고정자산투자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개발은 부동산 시장의 버블을 일으켜 비싼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불합리한 개발 프로젝트의 비용을 전가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암묵적 조세는 국가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환율을 불안하게 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진다. 


동아시아의 다른 수출 주도 경제모델을 사용한 국가들도 수출과 투자가 증가하는 동안 부동산 버블을 겪었다. 하지만, 중국은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달리 모든 부동산을 국가가 소유하고 있고, 부동산을 민간에 판매하는 것이 정부 재정 수입으로 집한다는 특수성이 있다. 이러한 구조는 정부로 하여금 가능한한 부동산 버블을 더 확대하고 지속하도록 노력하게 하는 유일을 했다. 중국 부동산 버블이 가격 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이유다. 


양적 측면에서 중국 부동산 버블의 문제는 심각하다. 국가통계부는 작년 말 기준으로 106억 평방미터 면적(서울 면적의 16배 정도 된다 - 역자 주)의 부동산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것으로 발표했다. 106억평방미터에 평균적인 지가를 곱하면 GDP의 1.5배가 된다. 이렇게 엄청난 수준의 부동산 재고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있었던 적이 없다. 이 엄청난 부동산들을 흡수할 수 있는 돈이 어디서 올지 상상이 안된다. 


중국 경제 펀더멘탈을 감안한 적정한 수준의 통화 증가율은 10% 정도이다. 중국의 부동산 재고를 소화하려면 연간 20-30퍼센트의 통화 공급 증가가 필요하다. 최근 여러 경로로 중국의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타이트하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가 이것이다. 작년 M2증가율은 13.8%로 2000-2012 평균 18.2%보다 낮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생각하면 여전히 지나치게 높은 수치다. 만약, M2가 20% 이상 증가한다면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것은 물론 환율도 추락하게 될 것이다. 정부도 이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을 늘리라는 전반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쉽게 유동성에 대한 고삐를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3개월 동안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반등세를 보였고 시장 전반에 부동산 버블이 다시 확대될 것이라는 낙관주의가 퍼지고 있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수년간 지속될 부동산 시장 하락 중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등일 뿐이다. 


유동성 공급에 여러 제한요인이 있기 때문에 통화공급 확대는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통화공급이 증가되더라도 인플레이션과 환율절하 압력이 자금 유출을 촉진시킬 것이다. 


최근 보도된 공부원 비리 사건들은 부동산 시장에 비리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이 1980년대 일본이나 1990년 홍콩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고, 시장 규모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이다.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이렇게까지 확대된 것은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 공무원들이 비리를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고 이렇게 쌓인 부가 다시 부동산 투기를 불러일으키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비리에 따른 비용은 전체 경제에 대한 조세와 같다. 공부원들의 비리가 부동산 시장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이 부동산 버블때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수준의 고정자산투자 규모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버블이 유지되고 있는 동안, 그 버블 안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 가장 좋은 예는 북경 부동산 시장에 지난 3개월 사이 낙관론이 크게 득세한 것이다. 북경 시민들이 스모그로 고통받는 동안,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부동산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의견들을 연발했다. 


북경은 부동산을 둘러싼 공무원 비리의 상징같은 도시다. 최근의 드러난 사건들을 보면 하급 공무원도 기본적으로 수십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경엔 수많은 빈 아파트들이 있다. 공무원 비리를 척결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면 부동산 소유자들은 시세 하락에 대한 걱정으로 매도를 늘릴 것이다. 나는 이미 북경과 주요 도시들의 부동산 시장이 올해들어 조정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북경 부동산 시장의 현실과 믿음의 괴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올해나 내년에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부동산 시장은 최근 약간의 조정을 보이긴 했지만, 고정자산투자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지방정부들은 토지매각을 통한 재정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가지 변칙적인 방법들을 고안해 냈고 이 때문에 2012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수입은 크게 확대된 것처럼 부풀려 졌다. 올해에도 각종 방법들이 새로 고안되 ㄹ것이다. 


부동산 버블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와 기업들에 대한 직간접적 조세 부담은 이미 너무 크다. 중국 소비자들이 생필품 조차도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다. 기업들의 국외 진출 러시도 조세 부담 탓이 크다.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기업들은 사업을 중단하고 자산을 유동화하는 길을 택할 것이다. 내가 만난 많은 기업들은 외국의 경쟁기업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고정자산투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이들의 부담을 더 이상 높일 수는 없다. 


고정자산투자 중심의 경제성장은 수출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수요가 강하고 유휴 생산요소가 많을 때만 실현 가능하다. 이미 5년 전부터 이 조건은 깨졌다. 중국 경제성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과 다른 대안이 없다는 변명으로 고정자산투자 중심의 경제성장을 밀어붙이고 있다.  근거 없는 변명일 뿐이다. 


지난 5년간 성장은 중국 경제의 해법이 아니라 문제거리였을 뿐이다. 인플레이션 부동산 버블은 대부분 인민들의 실질소득을 오히려 감소시켰고 삶의 질을 떨어트렸다. 공해는 중국인의 삶을 위험에 빠트렸다. 현재의 경제성장 모델은 정부의 비젼과 달리 매년 이런 문제들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정부의 정책이 총 지출 규모에 맞춰져 있고 누군가 이 정부 지출에서 이익을 취할 수 있다면, 무리한 지출로 인한 문제에 대해서 누가 신경을 쓰겠는가?


고정자산투자가 아니더라도 중국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한다. 생산요소의 투입 증가가 정체되었다고 하더라도 성장은 생산성 증가를 통해 지속될 수 있다. 과거 경제성장의 사례들을 연구해보면 개인이 기업이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설비나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도약을 이뤄낸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상당수의 제품들은 중국에서 중국의 비용 수준으로 생산될 수 있다. 또 순차적으로 수출 주도의 성장은 내수 중심의 성장으로 대체될 것이다. 중국의 인건비는 최근에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OECD평균에 비하면 1/7~1/6 수준이다. 중국이 높은 기술 수준이 필요치 않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다른 이머징 국가들에게 뺏기고 있긴 하지만, 중국이 숙련된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 성장을 구가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남아있다. 현재 인구구조는 향후 20년간 기업들의 자본비용을 낮게 유지시킬 수 있다. 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이 되려면 아직도 20년이 남아있다.


고정자산투자에서 생산성 중심의 경제성장으로 전환하려면 일정 기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성장률이 떨어지면 실업률이 치솟고 사회 갈등이 유발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런 우려는 현실화된 적이 없다. 1997-2001년 사이 구조조정 기간에 엄청난 규모의 유휴 노동력이 발생했지만 개혁이 새로운 성장을 가져달 줄 것이라는 희망을 준 까닭에 사회 불안은 없었다. 물론 이 시기의 경제적인 구조조정은 이후의 번영으로 연결되었다. 구조조정을 위한 여건과 체력은 90년대보다 지금이 훨씬 더 좋다. 지금은 노동력 부족 시대다. 고용을 끝없이 증가시켜야 되는 필요가 없다.


중국의 고정자산투자는 너무 광대하고 고속 성장을 지속한다면 국가를 위기를 몰고갈 것이다. 지난 5년사이 고정자산 투자는 3배로 확대되었고 경상 GDP의 70% 수준에 달한다. 만약 여기서 3배가 더 커진다면 중국의 고정자산투자규모는 미국 경제보다도 더 커지게 된다. 전세계의 돈을 다 끌어와도 이걸 지탱할 수는 없다. 


중국은 정부의 힘이 강력한 나라다. 수익이 아닌 지출 규모 그 자체에 기준을 두게 되면 경제는 점점 더 비효율적이 될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버블은 자산 가격을 끌어올려 수입을 창출하고 이 수입이 실물 경제의 비효율성을 잠시 커버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 인플레이션은 곧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다. 정부의 힘이 얼마나 크고 관료들이 얼마나 똑똑한지와 관계없이 비효율성을 담보로한 성장 게임은 지속될 수 없다. 통화가치 하락이 시작되면 전체 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다. 


금융위기와 통화가치 하락의 위험을 막기 위해서 중국은 변화해야 한다. 개혁이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지난 10년간 개혁의 어려움을 이미 많이 체감했고 그 시행방안도 막막하기만 하다. 하지만 간단한 방법이 하나 있다. 정부지출의 규모를 제한하는 것이다. 


2012년에 정부지출은 GDP의 31%까지 증가했다. 의료보험과 같은 복지지출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진국에서는 정부지출의 상당부분이 복지관련 지출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중국의 정부 지출 규모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중앙정부는 연간 16.2조위안에 달하는 현재 수준의 정부지출을 동결해야 한다. 이러한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경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잠재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작년 GDP의 24%에 달하는 정부와 국영기업의 고정자산투자도 손을 봐야 한다. 중국은 향후 10년간 전체 고정자산투자의 비중을 GDP의 30%이하로 내려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국영기업의 투자규모는 지속불가능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역시 작년 규모인 12.4조 위안으로 고정시켜 버리는 것이다. 


지출 동결을 통해 정부의 규모를 줄이지 않는다면, 현재의 추세는 중국을 금융위기와 통화가치 하락으로 몰고 갈 것이다. 버블이 터지는 날이 오면 경제는 혼돈에 빠질 것이고 악순환이 시작될 것이다. 정부지출을 동결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출 동결에서 오는 고통을 감내할 수 없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위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다. 



  1. IMF와 모건스탠리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했고 버블을 예고한 비관적인 애널리스트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스스로를 버블을 정확히 에측하는 사람으로 자신하고 있다. 어떤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1980년대 후반 일본 버블에 대한 박사논문을 썼고, 1990년대 초반 세계은행에서 동남아시아의 위험성에 대한 긴 보고서를 썼고, 1999년 모건스탠리에서 닷컴버블을 경고했으며, 2003년부터 미국 주택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나는 버블이 아닌 것을 버블이라고 한 적이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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