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지는 신용이슈

지난주 우리은행이 해외에서 발행한 후순위채의 콜옵션 행사(쉽게 말해 빌린 돈을 만기 전에 갚는다는 말)를 포기한 날부터 환율이 크게 오르더니, 급기야 오늘 동유럽 국가들이 디폴트 상황에 놓일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기준환율은 1427원까지 치솟았다.

작년 신용위기 이후 환율은 무역이나 헤지거래에 따라 결정되는 외환시장 보다는, 금융기관간 자금거래의 장소인 외화 자금시장의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아왔다. 환율의 급변이 자금시장의 신용이슈의 대두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채권 콜옵션 행사 포기 이후의 환율 급변 상황 역시 자금시장과 관계가 있다. 이제는 진정됐다고 생각한 신용경색의 징후가 다시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작년의 신용경색은 파생상품 발행 확대로 취약해진 금융기관들이 book value(=자산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자금제공을 극단적으로 꺼리면서 시작됐다. 자금줄이 막히면서 부채를 늘려 "돈을 돌려가며" 사업을 벌이던 기업들이 어려워 졌고 이에 따른 재고/설비/인력 등 3대 생산요소의 구조조정과 소비 심리 위축 현상이 나타나면서 실물경기의 침체로 이어졌다. 실물 경제 침체에 따라 기업이 도산하면, 해당 기업에 여신을 제공한 금융기관들의 자산가치가 감소하기 때문에, 신용경색에서 실물경제로 이어진 이야기흐름은 다시 역전돼 실물경기 침체가 또 한 번의 신용경색을 불러올 수 있다. (마치, 술 취하면 담배가 땡기고 담배를 태워 목이 칼칼해지면 술이 땡기는 그런 관계랄까..)

유럽 자금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오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작금의 세계의 위와 같은 악순환의 노상(路上)에 놓여져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살짝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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