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몬다 파산은 겨울의 끝을 의미하는가?

적자에 시달리던 독일 반도체 업체 키몬다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시장이 긍정적인 해석을 내리면서, 명절을 보낸 주식시장은 6%에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연휴 동안 만나뵌 친지분들 중에 ‘지금이 투자적기가 아니냐’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꽤 계셨는데 오늘의 급등세를 보니 매매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시장참여자들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 새삼 느껴집니다.

하지만, 오늘의 시장 반응이 과민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지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키몬다의 파산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미 도태된 반도체 제조기술을 갖고 있었던 키몬다의 파산은 근본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고 보기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국내 반도체 업체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과 대만 업체의 생산능력 감소가 진정한 변화의 증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막고 있는 각국 정부의 맹목적 수출기업 보호의지가 현재로선 전혀 줄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늘 지수 상승은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가운데 불경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은행/건설 업종의 급등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키몬다 파산 뉴스에 연휴 기간 해외 주식시장이 호조세를 보였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단기 반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완연히 확대된 모습입니다. 경기가 최악일 때 그리고 구조조정이 시작될 때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효한 전략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객관적 판단이라기 보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투영된 속단에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귀성길을 괴롭게 만들었던 강추위와 폭설을 마지막으로 올 겨울의 한파는 이제 정점을 지난 것 같긴 하지만, 주식시장의 겨울 역시 끝났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蛇足
주식투자는 장세에 대한 판단보다는 철저하게 개별 투자 대상의 가격-가치의 차이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I-Daily (investment daily)는 시장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쓰는 포스트일 뿐, 읽으시는 분들의 투자판단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고